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다는 상욱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독이 바짝 올라 기를 쓰고 덤비는데 상대방은 콧노래나 흥얼거리며 급할 것도 없이 무언가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힘이 쭉 빠지기 마련이죠. ‘농담도 잘하는’ 파인먼이 독창적인 이론물리학자로 여겨지는 것도 그래서일지 모릅니다. 영화 <오펜하이머>에는 그가 봉고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알려진 일화대로죠. 봉고 실력이 수준급이라면 처음 배울 때에는 연습깨나 했을 겁니다. 그러나 허구한 날 봉고만 쳤다면 역사에 남는 물리학자가 될 수는 없었을 테니, 봉고뿐 아니라 인생을 늘 그렇게 열정적으로 또 즐기며 살았으리라 짐작해봅니다.
그런데 상욱님의 글 말미에 등장하는 게임을 즐기는 아이가 “어허디~ 보오자~” 하며 혼잣말에 가락을 붙여 흥얼거리는 장면을 상상하니, 서구 중심으로 모든 게 이루어진 듯한 과학이라는 학문이 갑자기 구수한 우리 것처럼 느껴졌어요. 때로 아이들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봅니다. 어떤 물건을 찾을 때
죄송합니다. 이 뉴스레터는 유료 구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보려면 유료로 구독하세요.
공유하기
과학산문Scientific Prose를 구독하고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이론물리학자 김상욱, 천문학자 심채경이 전하는 다정하고 유쾌하고 '어쩌면 과학적인' 에세이
이전 뉴스레터
[과학산문] 7회-창의성은 노가다에서 나온다
2024. 11. 6.
다음 뉴스레터
[과학산문] 9회-흑백 필경사: 문체 계급 전쟁
2024. 11. 20.
과학산문Scientific Prose
이론물리학자 김상욱, 천문학자 심채경이 전하는 다정하고 유쾌하고 '어쩌면 과학적인'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