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매일같이 오가는 길의 도로 표지판을 바라봅니다. 무척 익숙한 길이라서 뭐라 쓰여 있는지 의식할 필요조차 없던 안내판입니다. 고속도로 나들목 방향, 시내로 향하는 고가도로 방향, 출근하다 말고갑자기 집에 돌아가고 싶어진 사람들을 위해 설치된 유턴 표지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보니 도로교통표지판에는 영어가 병기돼 있습니다. 공간이 좁아 너무 긴 지명은 과감하게 축약했지만, 영어 사용자라면 길을 찾는 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표지판이 제게 너무나 낯선, 글자조차 구별할 수 없는 언어로 적혀 있다면 어떨까요? 이집트 신성 문자나 마야 문자로 적혀 있다면 어떨까요? 자주 보던 표지판을 상상 속 글자로 덮어봅니다. 미지의 세계에 온 기분으로, 혹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도시에 도착한 기분으로, 출근길을 잠시 장식해봅니다.
‘타임머신’이라는 대목에서 마뜩잖아하는 표정으로 바뀌셨을 것을 상상합니다. 미래인가 과거인가 생각하시다가 ‘과거의 도시’라는 대목에서 바로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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