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욱님의 말씀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미신을 믿는지 아닌지에 대해서요. ‘저도 미신은 안 믿어요’라고 적었다가 지웠어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워지는 펜은 아니지만 컴퓨터에 적었으니 쉽게 지웠습니다. 지워지는 펜은 사실 흔적을 조금은 남깁니다. 컴퓨터는 제가 방금 글을 적었다 지운 공간을 사용 가능한 공간으로 분류하고 보이지 않는 흔적을 남겨놓았을 겁니다. 저는 ctrl+z 키를 누르지는 않았고, 아마 그 문장은 제 컴퓨터의 RAM에 잠시 머물렀다가 제가 종료 버튼을 누를 때 휘발될 것입니다.
미신까지는 아니지만 일단 토정비결을 1년에 한 번씩 꾸준히 보아왔고, 제 책상에는 3년 전 포춘쿠키에서 나온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새해에는 너무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선택의 대운이 있으니 어느 쪽을 선택하든 옳은 선택입니다.”
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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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물리학자 김상욱, 천문학자 심채경이 전하는 다정하고 유쾌하고 '어쩌면 과학적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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